우리 엄마는 참 부지런했습니다.
매일 새벽 5시 전에 일어나 집안일과 농사 일을 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았습니다.
모시고 살던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는 아픈 아버지의 병수발을 들었습니다.
엄마를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식들에게 오히려 “내가 죄인이다. 미안하다” 했지요.
엄마가 우리 집에 온 어느 날, 엄마는 남 몰래 눈물을 훔쳐야 했던 지난날을 제게 털어놓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고생만 한 엄마에게 마음의 위로를 주고 싶었습니다.
딸아이와 함께 엄마를 모시고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을 방문했습니다.
엄마는 소품을 관심 있게 보며 “그땐 그랬지” 옛날을 추억했고, 글과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관람을 마친 엄마가 제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부끄럽지 않았니? 못난 엄마를 이렇게 생각해 주다니 고맙다. 그리고 엄마가 미안해.”
엄마를 꼭 안아드렸습니다.
엄마는 처음으로 남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울며 긴긴 설움을 털어냈습니다.